2014년 7월 28일

전화의 나날에 있은 통쾌한 전투일화들(4)

대구시에 집결된 적들을 혼란시킬데 대한 전투임무를 받은 8명의 공병정찰조가 적구로 출발한것은 1950년 8월말이였다.

날밝을무렵 대구시북쪽에 이른 그들은 큰길옆에 서있는 2대의 적땅크를 발견하였다.한켠에서는 미제침략군 땅크병들이 모여앉아 정신없이 음식을 먹고있었다.그것을 지켜보던 최창순소대장은 적들의 땅크를 가로채자는 대담한 결심을 내놓았다.그는 땅크운전기술을 가지고있는 박동무와 김동무도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절호의 기회라고 하였다.

소대장의 말에 조원들은 환성을 올렸다.

최창순소대장은 4명씩 조를 짜고 구체적인 전투임무를 주었다.그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적땅크를 가로챘다.

와르릉거리는 땅크발동기소리에 바빠맞은 적땅크병들은 우르르 달려가면서 세우라고 고아댔다.그러는 적들에게 대답하듯 땅크에서 기관총이 불을 뿜었다.적땅크병들은 순식간에 길바닥에 뻐드러졌다.

두대의 땅크는 도로에 서있는 적군용차들을 무자비하게 박산내면서 기세좋게 내달렸다.선두땅크는 다리목에 세워놓은 포차들을 들이받아 강물속에 처박았다.이미 정찰을 통하여 적포진지위치를 알고있는 소대장은 땅크들을 적포진지들이 있는 곳으로 냅다 달리게 하였다.

적포병들은 자기네쪽으로 달려오는 미군땅크에 대해 아무런 의심도 가지지 않았다.땅크에서 뛰여내린 아군전투원들은 멍청하니 서있는 적포병들에게 기관단총을 휘둘렀다.아군공병들의 불의적인 기습에 적포병들은 미처 정신을 차릴 사이도 없이 무리죽음을 당하였다.

한편 땅크를 몰고있던 박동무와 김동무는 적들의 포들을 들이받아 모조리 마사버리였다.이윽고 전투원들은 소대장의 구령에 따라 땅크들에 불을 지르고 바람처럼 시내에서 빠졌다.

적땅크를 몰고 대구시내를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놓은 전투원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듯 높았다.소대장이 한마디 했다.

《오늘전투에서 무엇을 느꼈소?》

한 병사가 대답했다.

《전투에서는 용감성과 함께 적의 무기와 전투기술기재에 대해서도 잘 알고 그것을 잘 써먹을줄 알아야 한다는걸 느꼈습니다.》

《옳소!바로 그거요!》

불타는 락동강을 건너 최전연에 나가 부상병들을 응급처치하고 후송해오기 위한 간호원대렬속엔 나어린 김진렬도 있었다.출발구령이 떨어지자 위생가방끈을 꽉 움켜잡은 진렬은 대렬을 따라 락동강여울목을 향해 달렸다.

물에 들어서자 차거운 물결이 가슴을 쳤다.진렬은 구대원들에게 뒤질세라 위생가방을 머리에 이고 물결을 헤가르며 강을 건넜다.

격전장에 이른 진렬은 부상당한 군인들을 찾아 뛰여다니며 재빠른 솜씨로 1차처치를 하고는 락동강기슭으로 후송하군 하였다.가슴과 다리에 심한 관통상을 입은 한 병사를 발견한 그는 구급대책을 취하기 바쁘게 등에 업었다.

중상자의 허우대가 남달리 커서인지 진렬은 좀처럼 발자국을 옮길수 없었다.너무 안타까와 눈물이 쏟아졌다.등에 업힌 부상병이 소리쳤다.

《어디로 가는거요.부산… 한나산이 눈앞에 보이는데… 날 내려놓소.》

돌아보니 부상병은 한손으로 참대줄기를 움켜쥐고있었다.그래서 걸음을 옮길수 없었던것이다.

《전사동지,싸우기 위해 치료를 받아야 하는겁니다.》

어린 간호원의 목소리가 절절해서인지 피를 많이 흘려 기력이 빠져서인지 전사는 참대줄기를 놓으며 의식을 잃었다.

진렬은 두팔을 늘어뜨리고 무겁게 실린 그를 추스르며 숨가삐 달렸다.하늘에서는 적비행기들이 폭탄을 퍼부으며 기총사격을 해댔다.

포연탄우속을 헤치고 온몸이 물주머니가 되여 락동강가에 이른것은 땅거미가 지기 시작할무렵이였다.정신을 차린 전사의 눈에는 여울목을 확인하고 뛰여온 간호원이 다심한 누이처럼 느껴졌다.

《간호원누님,나를 여기 놔두고 가오.난 아직 싸울수 있소.》

《아이참,내가 몇살인줄 아세요.열일곱이예요.》

《거짓말이요.그 나이엔 허우대가 큰 나를 여기까지 업고 오지 못하오.제발 나를…》

《애먹이지 말고 <누님>말을 들어요.》

마지막위생차가 떠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던것이다.진렬은 전사를 업고 강물에 들어섰다.적기들의 폭탄이 우박치듯 하였다.락동강은 무섭게 끓어번지였다.

강한가운데 이른 진렬은 가까운 곳에서 물기둥이 솟구치는 바람에 등에 업었던 전사를 놓치고말았다.그는 전사를 찾기 시작했다.얼마간 떨어진 곳에서 불쑥 머리를 내밀었다가 가라앉는것을 발견한 진렬은 끓어번지는 물결을 헤가르며 그 전사를 찾아냈다.

그들이 부상자집결처에 당도했을 때 마지막위생차가 떠나려던 참이였다.

의식을 잃은 전사는 군의소로 후송되였다.포화속에서 날과 달이 흘렀다.

불타는 락동강에서 이름도 주소도 모르고 그 어떤 약속도 없이 헤여졌던 그 전사를 김진렬이 다시 만난것은 1211고지 전호속에서였다.

전사의 이름은 김희규였다.침략자들의 총폭탄도 인민군전사들의 불보다 뜨거운 동지적사랑을 갈라놓을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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