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쿵-
평양의 밤하늘이 불타고있다.로병들에게 드리는 내 조국의 노래인가,꽃다발인가 전승절의 축포성이 땅을 흔들며 천만꽃송이를 하늘가득 펼치고있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우리는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위대한 선군의 기치를 높이 들고 영원히 승리만을 떨쳐갈것입니다.》
경애하는 원수님의 크나큰 은정속에 안변군에서 전승절경축대표로 평양에 올라와 축포야회에 참가한 한재식로병은 류다른 감회에 젖어 온넋을 축포소리에 싣고있었다.
포성!
그것은 어제날의 《민청》호 포장이였던 그에게 있어서 심장의 박동처럼 늘 함께 있는 삶의 한부분이였다.
세월이 흘러 반세기가 넘었지만 그 메아리는 어찌하여 잠들지 않고 끝없이 가슴을 두드리는것인가.
세월의 년륜인듯 주름진 그의 얼굴로 흘러내리는 눈물은 물이 아니였다.
고결한 조국수호정신과 전우들의 넋,뜨거운 조국애의 정화였다.
80평생에서 3년이란 너무도 짧다.하지만 그에게는 전화의 그 3년이 인생의 전부로 간직되여있다.
하기에 마음은 불타는 고지로 자꾸자꾸 오르는것이 아닌가.
포성은 추억의 문을 여는 열쇠인듯 그를 불비쏟아지던 전화의 나날에로 이끌어갔다.
주체41(1952)년 5월 9일,이날은 한재식이 세상에 두번다시 태여난 날이였다.
양구일대에서 또 한차례의 격전을 앞둔 그날 2포 포장인 김능교가 그에게로 달려왔다.
《재식동무,기뻐하오.대대에서 소식이 왔소.동무의 입당을 심의하는 세포총회를 하게 됐소.…》
순간 한재식은 귀가 멍멍했다.포소리이면 이보다 더 크랴.
그가 말끝을 채 맺지 못했는지,아니면 자기가 듣지 못했는지.
포연에 절은 포신을 그러안은 그의 두눈에선 뜨거운것이 고여올랐다.
꿈에도 바라던 소원이 성취되였을 때의 그 기쁨을 표현하는 말은 이 세상에 없다.
해방전 빈농의 가정에서 태여나 가난과 슬픔을 숙명으로 여기며 자라난 그였다.해방덕에 우리 글을 배우며 세상리치를 깨달으면서 이 행복이 어떻게 찾아왔는지 알게 된 그였다.하기에 김장군노래를 부르며 잠 못 들던 밤은 그 얼마였던가.
그래서 그 행복을 빼앗으려고 날강도 미제가 전쟁의 불구름을 몰아왔을 때 선참으로 전선으로 탄원하였다.
《왜 포병이 되겠다는거요?》
《보총은 성차지 않습니다.미국놈을 더 많이 잡고싶습니다!》
이렇게 떼를 써서 포병이 된 그였다.…
누군가가 어깨를 툭 친다.역시 김능교였다.
《준비하라구.싸움이 터지기 전에 세포총회를 하겠네.》
김능교는 당세포위원장이였다.
바로 이때였다.
《항공!》하는 다급한 소리가 부대를 들볶아놓았다.
포병들은 은페호가 아니라 포진지로 달려갔다.포가 걱정되여서였다.
벌써 적기는 떼를 지어 검은구름처럼 밀려왔다.
맹폭격이 시작되였다.
폭격소리,기총소리가 공기를 갈가리 찢으며 부대가 전개한 릉선을 순식간에 화염으로 만들었다.
포의 안전상태를 확인해보던 한재식은 그만 굳어져버렸다.
조준경을 그러안고 쓰러진 전사,그는 분명 조준수 최견해였다.
한몸이 그대로 방패가 되여 조준경을 지켜낸 그의 몸에서 흐르는 피가 포를 적시고있는것이 아닌가.
《견해,견해,아-》
전우들은 가슴을 쳤다.피눈물을 씹어삼키는 그들의 눈에 서리발이 돋았다.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였다.
《당세포총회를 이 자리에서 하겠습니다.》
당세포위원장의 목소리는 방금전에 한재식에게 하던 그 다정한 음성이 아니였다.
이렇게 되여 전우의 시체앞에서,피절은 포앞에서 한재식의 입당을 결정하는 세포총회가 엄숙히 진행되였다.
한재식은 떨리는 손으로 가슴속에 품고있던 보풀인 입당청원서를 꺼냈다.
하지만 글줄이 보이지 않았다.그는 멀리 평양하늘을 우러르며 가슴속에 고이고이 쌓아온 마음을 그대로 터놓았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를 위하여,조국을 위하여,쓰러진 전우들의 몫까지 합쳐 이 한몸 포가 되고 포탄이 되여…》
그는 끝내 말끝을 맺지 못하였다.당원들은 손을 들었다.
한재식은 세포총회가 언제 끝났는지 의식되지 않았다.
다만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를 결사옹위할 맹세를 다지며 포탄을 장탄하던 그 소리만이 들릴뿐이였다.
얼마후 아군의 포가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최고사령관동지를 결사옹위하기 위하여,쓰러진 전우의 복수를 위하여 쐇!》
《쿵,쿵,쿵쿵쿵!》
단순한 포성이 아니였다.수령결사옹위로 장약된 용사들의 심장의 폭발이였다.
전투로 날이 밝고 해가 저무는 그 날과 달들이 흘러 어느덧 전승을 눈앞에 둔 주체42(1953)년 7월이 왔다.
하지만 전사들은 그 7월이 세계전쟁사에 특기할 승리의 달로 될줄 아직은 모르고있었다.
7월 15일,중대장 김상필이 전투명령을 하달했다.
《대대장고지》를 점령하는 전투에 참가하라는 명령서였다.
적대대장감시소가 자리잡고있어 일명 《대대장고지》로 불리우는 이 무명고지전투는 미제와 남조선괴뢰도당의 정전담판파괴음모책동을 분쇄하고 승리의 날을 앞당기는데서 특별히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전투들중의 하나였다.
《대대장고지》점령을 위한 아군의 총공격개시는 다음날인 7월 16일 밤이였지만 한재식에게는 평사포 《민청》호를 그날 밤으로 앞계선의 고지로 끌어올릴데 대한 명령이 떨어졌다.
한재식은 《민청》호 포장이였다.
전투명령을 받을 때마다 노상 그러했듯이 그날도 그의 얼굴은 근엄했지만 가슴속에서는 승리의 신심이 세차게 박동치고있었다.
한재식의 손을 꽉 잡아주는 중대장의 눈에 믿음과 신뢰의 정이 넘쳐흘렀다.늘씬한 키에 훤칠한 이마,영채도는 눈이며 포연에 그슬려 구리빛으로 탄 얼굴은 어제날의 애숭이병사가 아니였다.싸움속에서 단련된 《민청》호의 로장이라는 생각이 새삼스레 갈마들었다.
부대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를 자기 포에 맡겨주었다는 믿음은 《민청》호 용사들의 가슴마다에도 흥분의 파도를 일으켰다.
결국 아군의 총공격이 개시되기 전에 한재식이네들은 벌써 전투에 들어가는셈이였다.
그날 밤은 먹구름이 하늘을 꽉 덮어 한치앞도 가려볼수 없는 말그대로 칠칠야밤이였다.날씨도 은밀성을 보장해야 하는 아군의 편에 있었다.
이런 밤에 76㎜평사포를 인력으로 그것도 경사급한 고지로 끌어올린다는것은 사실 간단한 일이 아니였다.
하지만 포병들은 명령앞에서 불가능이란 몰랐다.《알았습니다.》라는 말밖에 몰랐다.
포를 끌어올리는 전투를 지휘하는 한재식의 온몸은 땀에 흠뻑 젖어있었다.
《영차,영차》
포에 바줄을 걸고 앞에서 끌고 바퀴에 어깨를 들이대고 뒤에서 밀며 그들은 한치한치 고지로 톺아올랐다.
그러던 그들앞에 뜻밖의 난관이 조성되였다.
맨몸으로도 오르기 힘들 정도의 경사가 매우 급한 구간이 막아선것이였다.
《순간도 탕개를 늦추지 말라!》
한재식이 다급히 소리치며 몸을 날려 바퀴에 어깨를 들이댔다.
여기서 포를 놓치면 포는 천길나락으로 굴러떨어지게 된다.순간의 휴식도 허락할수 없는 정황이였다.
힘이 진할대로 진한 전사들이였다.사람의 육체적힘에도 한계가 있기마련이다.
이때 기적이 일어났다.
《동무들,노래를 부르며 앞으로,오직 앞으로!》
당세포위원장이였다.
가렬한 전투의 저기 저 언덕
피흘린 동지를 잊지 말아라
쓰러진 전우의 원한 씻으러
나가자 동무여 섬멸의 길로
…
노래의 박동에 맞추어 포는 한치한치 움직이기 시작했다.
명령결사관철의 정신은 가장 위력한 동력이였다.
이런 비상한 정신력에 의하여 《민청》호는 드디여 정각 밤 12시 고지정점에 오르게 되였다.
그들은 유개진지를 만들고 거기에 포를 넣고 위장을 철저히 한 다음 새날을 맞이했다.
그날 밤 《대대장고지》점령전투는 참으로 볼만 했다.
사격명령이 하달되자 《민청》호는 멸적의 불을 토했다.
앞계선의 고지우에 포가 있는줄은 상상도 못했던 적들은 혼비백산하여 별로 대항도 못하고 녹아났다.
사단의 총공격으로 《대대장고지》는 점령되였다.
하지만 적들은 참패를 만회해보려고 검질기게 달려들어 전투는 다음날도 계속되였다.
《작전비행기》라고 하는 적직승기가 나타나고 적들의 포사격이 시작되였다.
《동무들,저놈의 직승기를 우리가 쏴떨구자.》
한재식포장의 명령에 따라 《민청》호는 불을 뿜었다.적직승기는 순식간에 공중에서 폭발되였다.이어 포 6문을 하늘로 날려보냈다.
적들은 사생결단의 의지로 용맹을 떨치는 인민군군인들앞에 드디여 무릎을 꿇었다.
이렇게 되여 3일밤,2일낮전투는 아군의 승리로 결속되였다.
포병들은 《민청》호를 그러안고 승리를 축복했다.명령결사관철의 포성을 울린 더없이 귀중한 전우,《민청》호였다.
전략적인 일시적후퇴시기에 북행길에 오른 한재식이 속한 포부대가 묘향산으로 들어가는 도로를 지날 때였다.
갑자기 여러대의 적비행기가 나타났다.줄지어 달리던 포차들이 멈춰섰다.적기의 미친듯 한 폭격은 도로상에 있던 포차들에 불기둥을 일으켰다.
《민청》호를 끌고가던 자동차에도 불이 달렸다.
위험을 무릅쓰고 한재식이네들이 포를 분리해냈을 때에야 자동차가 폭발되여 다행히도 포는 구원되였다.
이런 치명적인 피해로 하여 그때부터 포병들은 《민청》호를 인력으로 끌고가지 않으면 안되게 되였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한명의 나어린 신입대원을 포신에 올려태우고 앞에서는 바줄로 끌고 뒤에서는 구대원들이 포를 밀면서 한걸음한걸음 전진했다.
그러던 그들앞에 농가가 나타났다.
70고령의 한 로인이 달려나와 포병들의 손을 잡고 놓을줄 몰랐다.군대나간 아들을 만난것 같다고 하면서 두눈을 슴벅이던 로인이 갑자기 집으로 달려가는것이였다.잠시후 로인은 왈랑절랑 소방울소리를 내며 황소를 끌어왔다.그리고는 한재식에게 소고삐를 넘겨주며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해방된 이듬해 받은 황소웨다.어서 이 황소에 포를 메워 장군님 계시는 곳으로 하루빨리 가게나.》
한재식의 두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농사군의 집에 황소라면 가산중의 가산이 아닌가.집은 통채로 가져가도 황소만은 두고가랬다는 말도 그래서 생겨났을것이다.
뜨거운 마음과 마음은 소고삐를 잡고 서로 양보를 몰랐다.
《나라가 있구야 땅도 소도 있는게 아니겠나.나라를 위해 목숨을 내걸고 싸우는 우리 군대를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다 바치고싶은것이 이 나라 백성들의 마음일세.》
이렇게 되여 황소가 포를 끌고가는 눈물겨운 화폭이 펼쳐지게 되였다.
왈랑절랑-
묘향산골짜기에 울려퍼지는 그 소방울소리는 단순히 목가적인 정서만 불러오지 않았다.군대와 한전호에 선 인민의 순결한 마음의 선률,군민대단결의 노래소리로 포병들의 가슴을 뜨겁게 울려주었다.
로인과 헤여져 50리정도 갔을 때 포들을 은페시키라는 명령을 받게 된 한재식은 황소를 되돌려보내기로 결심하였다.
이렇게 되여 두명의 전사가 사선을 뚫고 다시 50리길을 다녀오게 되였다.
그후 재진격의 길에 올랐을 때 한재식과 전우들은 그 고마운 로인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그의 집을 찾게 되였다.
그런데 그의 집은 적기의 폭격에 형체도 남기지 않고 없어진것이 아닌가.
로인도 황소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한재식의 가슴속에서는 그날의 소방울소리가 끝없이 울리고있었다.
승리자의 추억은 언제나 고결하고 아름다운것이다.
한재식로병에게는 전화의 포성과 오늘의 축포성이 하나의 선률로 이어지며 숭엄한 노래처럼 안겨왔다.
그렇다.
포성은 노래가 아니다.하지만 우리의 포성에는 가사도 있고 선률도 있다.
수령결사옹위정신,명령결사관철의 정신,군민대단결의 정신이 그대로 가사가 되고 선률이 되여 메아리치는 우리의 포성은 영원한 승리자의 노래가 아니겠는가.
전화의 포성이 전승의 축포성을 안아왔다면 오늘의 포성은 최후승리의 축포성을 불러오며 이 지구상에 가장 정의로운 군민의 노래,가장 존엄높은 승리자의 노래로 끝없이 울려퍼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