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시였다.
《인민군대는 수령님의 현명한 령도밑에 원쑤들과의 싸움에서 언제나 빛나는 승리를 이룩하여왔습니다.》
꾸르릉-
멀리서 천둥소리가 울리고 하늘에는 먹장구름이 무겁게 드리웠다.그러나 이 모든것을 의식하지 못한채 진인섭은 거친 껍질을 벗겨낸 소나무말뚝에 련거퍼 자귀질을 해대였다.정신없이 자귀날을 박던 인섭은 그만 《음-》하고 신음소리를 내였다.자귀날에 왼손을 베였던것이다.하얀 나무속살에 점점이 피가 찍히였다.순간 인섭은 목구멍으로 불뭉치가 울컥 치밀어오르는것 같았다.
그는 고개를 쳐들고 비구름에 묻힌 능금도쪽을 바라보며 《중대장동지! 꼭 복수하겠습니다.》하고 웨치였다.
주체40(1951)년 4월의 이날 서해바다가에 위치한 월사리의 나지막한 산등성이에는 《중대장 김시영의 묘》라고 쓴 말뚝이 세워지게 되였다.
이해 12월 25일 밤 10시 인민군대 한 구분대가 능금도를 향해 전진하고있었다.
당시 적들은 서해의 여러 섬들에 도사리고있으면서 우리측 해안지대에 수시로 침입하였다.놈들은 군인들과 인민들을 살해,랍치하였으며 건물들에 불을 지르고 집짐승들을 끌어가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러한 실태를 료해하신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는 해안방어를 맡은 부대들에 투하되는 적항공륙전대와 서해에서 상륙하는 적들을 소멸함으로써 서해안을 방어하고 수도 평양을 튼튼히 보위할데 대한 중요한 임무를 맡겨주시였다.하여 진인섭이 속한 부대에서는 서해의 섬들에 있는 놈들의 소굴을 짓뭉개버릴 구체적인 작전계획을 세우게 되였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의 높은 뜻을 관철하기 위한 전투가 있게 된다는것을 알게 되였을 때 인섭은 응당 자기가 그 전투에 참가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인섭에게는 능금도에 둥지를 틀고있는 적부대의 김대령이라는 장교놈이 자기가 그처럼 따르던 중대장을 살해한 놈같았다.
그는 부대지휘관들에게 중대장의 복수를 하게 해달라고 제기하였으며 지금은 척후조조장으로 전투에 참가하게 되였던것이다.
금산포에서 출발한 대오는 썰물을 리용하여 능금도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갔다.날씨는 몹시 맵짰다.그러나 복수의 일념으로 불타는 인섭은 추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추위는 김시영중대장과 한여름의 무더위속에서 헤쳐가던 남진의 길을 추억하게 하였다.
행군으로 시작되여 행군으로 끝나는것이 전쟁이라고 여겨질만큼 그들은 많이도 걸었다.그러나 그 수천리길을 추억할 때면 김시영소대장(당시)의 모습이 제일먼저 떠오르군 했다.신대원들의 발에 물집이 생길세라 발싸개도 꼼꼼히 여미여주고 행군길에 매 소대원들과 담화도 하고 때로는 대오에 웃음꽃을 피워주던 김시영소대장이였다.
웅기중기 모래섬들이 들어앉은 폭이 넓은 락동강을 도하할 때 작렬하는 포탄으로부터 몸을 덮어 인섭이를 구원해준 소대장,지금 생각해보면 때로는 어머니같기도 하고 엄격한 형님같은 김시영의 보살핌과 지휘를 받느라 그의 부모는 어디에 있으며 사랑하는 처녀가 있는지 없는지 미처 물어보지 못한것이 죄스럽기만 하였다.
주마등처럼 떠오르는 회상에 잠겨있는 인섭의 귀가에 《조장동지,이것 보십시오.》하는 부분대장 계여제의 다급한 속삭임이 들려왔다.
감탕판에 능금도로 향한 발자국이 나있었다.물이 고이지 않은것을 보아 썰물을 맞춰 금방 떠난 걸음이 분명하였다.얼마쯤 나가자 드디여 검은 형체가 나타났다.은밀히 추적하여 생포하고보니 능금도에 인민군대가 공격해온다고 련락을 떠난 적간첩놈이였다.놈의 입에 자갈을 물리우고 섬에 거의 이르렀을 때 뜻밖의 정황이 조성되였다.
깊이를 가늠할수 없는 개고가 척후조앞에 펼쳐져있었다.
인섭은 적간첩놈을 개고로 떠밀었으나 놈은 얼음이 덮인 물에 들어설념을 하지 않았다.시간이 한초한초 흐르는 속에 벌써 뒤쪽에서 전투원들이 가까와오는 소리가 들리였다.
이때 갑자기 망아지처럼 뻗치고있던 간첩놈이 얼음장을 밟으며 도망치기 시작하였다.놈이 허겁지겁 내짚는 발소리로 하여 주변이 갑자기 소란해지였다.뒤이어 섬에서 조명탄이 떠오르고 눈먼사격이 시작되였다.
더는 지체할수 없는 위기일발의 시각이였다.인섭은 《척후조 날 따라 앞으로!》하는 구령과 함께 물속에 먼저 뛰여들었다.
적들의 사격이 척후조쪽으로 집중되였다.그러나 이런 정황을 예견하여 준비한 방탄솜배낭이 은을 내였다.전투를 앞두고 대대장이 발기한것이였다.총탄의 관통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겉솜을 적시여 미리 얼군 방탄솜배낭이였다.
놈들의 총탄이 솜배낭에 푹푹 박히는 소리는 전사들의 용기를 북돋아주었다.마침내 개고를 돌파한 척후조는 방탄배낭에 의지하여 적진을 향해 대응사격을 들이대였다.
적들은 척후조가 유인사격을 하는줄을 모르고 총탄과 포탄을 마구 날리였다.이 틈을 리용하여 전우들이 섬에 오를 생각을 하니 인섭을 비롯한 척후조원들에게는 비오듯 쏟아지는 놈들의 총탄이 무섭지 않았다.
유인사격으로 시간이 일정하게 흐른 뒤에 인섭은 《척후조 앞으로!》하고 웨치며 몸을 솟구치였다.그런데 솜옷이 얼음판에 떡 얼어붙어 앞으로 전진할수 없었다.
인섭은 총탁으로 물우에 낀 얼음을 까며 적진을 향해 방탄솜배낭을 떠밀었다.다른 동무들도 얼음을 깨치며 그의 뒤를 따라 배밀이를 하였다.
섬에 거의 접근하였을 때 적들의 목선 한척이 앞에 가로놓여있었다.척후조는 지체없이 배에 올라 수색을 하고는 섬에 올랐다.
때를 같이하여 섬의 좌측과 우측에서 아군의 만세함성이 터져올랐다.척후조도 이에 뒤질세라 놈들의 지휘부가 자리잡고있는 학교건물로 뛰여들었다.
기관단총몰사격과 수류탄터지는 소리가 섬을 진감하였다.
매캐한 연기가 뿜어져나오는 학교안에 돌입한 인섭은 방마다에서 얼른거리는 적들을 향해 사격을 들이대였다.여기저기에서 아군의 총에 맞은 적들의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이날 밤의 전투는 거의 세시간만에 결속되였다.전투후 놈들의 소굴에 대한 수색과정에 인섭은 사진 한장을 발견하게 되였다.중대장의 군복이 찍힌 사진이였다.그것을 보는 순간 피가 거꾸로 솟는것만 같아 인섭은 벽에 걸려있는 놈들의 기발에 기관단총련발사격을 들이대였다.
얼마후 섬에는 고요가 깃들고 뭍이 있는 동쪽하늘이 불그스레 해지였다.인섭은 중대장이 누워있는 곳을 향하여 마음속으로 웨치였다.
(중대장동지! 이제는 눈을 감으십시오.우리가 놈들을 징벌하였습니다.)
그때로부터 수십년이 흐른 후에 인섭은 중대장이 묻힌 곳을 찾았다.
그러나 그는 중대장의 봉분을 찾을수 없었다.사람도 산천도 너무도 많이 변하였던것이다.
마을의 한 로인은 인섭에게 산등성이에 묻혀있던 군관의 시신을 전쟁시기에 희생된 인민군장병들과 함께 다른 곳에 안장하였다고 알려주는것이였다.
전화의 그날 복수를 절규하던 산등성이에 오른 인섭의 눈앞에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지였다.
산릉선마다에 빨간 열매들이 주렁진 사과나무들이 줄지어 서있었고 중대장의 피가 스민 산기슭에는 아담한 살림집들이 추녀를 맞대고있었다.복수를 다짐하며 병사들이 떠나던 곳에는 벼바다가 설레이고있었다.전화의 옛 모습을 찾을 길 없는 산천에 마을의 확성기에서 울리는 노래소리가 메아리치였다.
이제는 옛 전호에 탄피도 삭았으리
고지엔 산딸기가 빨갛게 익었으리
그러나 잊지 마시라 그 열매 드리운 땅에
그 땅에 묻혀있는 탄피를 탄피를
…
노래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전쟁로병 진인섭은 《그래,잊지 말아야지.오곡백과 주렁진 땅에 스민 전사들의 피를 잊으면 오늘의 행복도 지켜낼수 없는 법이지.》하고 되뇌이며 사과나무사이로 뻗은 길을 따라 걸음을 내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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